친척 결혼식에서 만난 의대생 조카
실시간 종합 커뮤니티 · 조회 26,704회 · 댓글 83개 · 2026-10-19
지난달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의대생 자식을 둔 친척을 만났습니다.어려서는 자주 봤던 사이라 반갑게 인사하고, 옆에 있던 의대생 조카에게도 안부를 물었습니다.제 기억으로는 진작 졸업할 때가 된 것 같아 "아직 졸업 안 했니?" 하고 가볍게 물었죠.그랬더니 아직 재학 중이라고 하더군요.의대가 과정이 긴 건 알고 있지만 시기상 이상하다 싶어 물어보니, 지난 의대생 집단 휴학 사태 때문에 1년 반 이상을 날려서 아직 졸업을 못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순간 생각이 나서 "아, 그때 정부에서 구제해 줘서 잘 봉합된 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옆에 있던 친척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누가 누구를 구제하냐, 우리가 구제해 준 거지!"라면서요.살짝 당황했지만, 어차피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논쟁해 봐야 의미가 없으니 그냥 웃으며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겼습니다.하지만 그동안 인터넷 뉴스나 커뮤니티 글에서나 보던 특유의 강한 선민의식을 눈앞에서 직접 체감하니 적잖이 충격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가까운 친척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니 인간적인 실망감도 들더군요.물론 제 시각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분명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각종 불법적·비공식적 관행들, 환자가 의료진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 구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밥그릇 지키기와 그로 인한 환자들의 불이익,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과도한 수익 구조와 왜곡된 특권의식은 언젠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동안은 인터넷에서나 유독 자극적으로 부각되는 문제일 뿐, 현실에서는 대다수가 상식적으로 사고할 것이라 믿으려 애써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주 가까운 주변에서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생각이 많아지네요.지난 의대 집단 휴학 및 의료 파업 당시, 국민들은 정부가 반드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주길 기대하며 가족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가늠하기 힘든 고통과 불이익을 감수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분명한 개혁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봉합해 버린 점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과반이 넘는 수많은 국민들이 열망했음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버린 이번 검찰개혁과 오버랩되기도 하네요.업무 마치고 문득 당시 상황이 떠올라 몇 자 적어봤습니다.다들 편안한 저녁 보내십시오.덧붙여 제가 댓글에 참여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만, 모쪼록 서로를 향한 소모적인 비방이나 저급한 비난은 삼가주셨으면 합니다.